FPX 보 승부조작 사건 상황 정리 (스압)

 

 

 

 최근 세트 10연승으로 연승가도를 달리던 FPX의 신인 정글러, Bo가 LDL 시절 승부조작 혐의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던 일이 있습니다.

 

 안 그래도 FPX는 이번 시즌 FA 중 최대어였던 너구리를 영입한데다, 그 세트 10연승의 경기력이 LPL 내에선 가장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상태였는데 거기서 승부조작 사건이 나온다니 많은 충격을 안겨주었었죠. 거기다 당사자인 보는 그 FPX의 마지막 퍼즐이라 해도 될 만큼 출중한 경기력을 보여주었고요. 

 

 그런데 이 사건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양상이 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길래, 적당히 다른 분들도 읽어보셨으면 하여 조금 길게 정리를 한 번 해보았습니다.

 

 

 

 

 

 

 

 

 일단 '보'라는 이 선수가 어느 팀에서 왔는지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보는 작년에 EStar Young, 즉 작년 스프링 'PDD의 팀'으로 신인 돌풍을 일으켰던 이스타의 유스팀 출신입니다.

 

 그리고 이 팀의 매니저가 바로 20년과 21년 스토브리그 당시 적중률 높은 찌라시들을 뿌린 '이펑'이란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이후 사건 전개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보는 서머 시즌이 되어서야 로스터에 합류합니다. 그리고 이스타 유스팀은 LDL 정규 시즌 4위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플레이오프 진출 후에는 8강 토너먼트부터 시작해 LGD의 유스팀에게서 3:0으로 패배를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ESY vs LGDY의 플레이오프 3세트가 주작 의심을 받는 경기입니다.

 

 물론 확정이다 이렇게 발표가 난 건 아니지만 중국 및 한국 커뮤니티들에 '보가 승부조작을 한 경기'로는 이게 제일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 경기에서 이스타 유스팀은 3라인이 다 이기고 있고 보도 정글링 자체는 멀쩡하게 합니다만, 간간히 갱 타이밍이 이상한 부분이 몇몇 있습니다. 실제로 윗 사진처럼 정규시즌/플레이오프/스프링에서의 지표 차이가 현격히 나기도 하고요. 아무튼 그렇게 게임은 지고 시즌은 끝납니다.

 

 

 

 

 

 

 

 

그리고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보의 이적쇼가 펼쳐집니다. 폭로자에 의하면, 보는 이스타 유스팀>V5>쑤닝>FPX라는, 이적기간 동안 팀만 3번이 바뀐 전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정을 따져보자면

 

 

ESY : 보의 계약을 V5에 판매

 

V5 : 웨이웨이의 완전 이적을 위해 쑤닝과 교환

 

쑤닝 : FPX에 보를 판매(이쪽도 모기업 때문에 돈이 없다는 소문이 많습니다)

 

 

이런 과정으로 팀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거기다 FPX가 보를 사기 위해 쓴 이적로+급여는 총 천만 위안(한화로 17억 3천 가량)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한 번도 1부 경기를 뛰어보지 않은 선수 치고 너무 비싸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보는 LDL에서 현재 IG 정글인 XUN과 함께 유스정글 1티어로 불리기도 한 초초유망주였습니다. 거기다 본인은 그 비싼 값을 주고 데려온 만큼 그 값은 톡톡히 했습니다. 펀플에서의 보의 활약은 다들 아시니 넘어가고...

 

 

 

 

 

 

 

문제는 TES전이 끝난 후 FPX의 다음 상대인 WE전의 그 전날 발생합니다.

 

LPL은 그 전날 밤 11시 정도에 공식에서 확정된 로스터를 띄워주는데, 안 그래도 만만찮은 상대인 WE를 상대하는데 정글이 누가 봐도 팀 에이스에 가깝던 보가 아닌 부상으로 휴식 중이던 티안이 출전하는 것으로 기입된 겁니다.

 

거기다 직후 유명한 찌라시꾼 왈 "보가 전에 있던 LDL 팀의 승부조작 관련 건에 대해서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라는 말이 나오면서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특히 저 '수사에 협조'라는 부분은 보가 직접적으로 승부조작에 참여했다는 건지, 혹은 말 그대로 참조인인지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은 단어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에서야 LPL 공식과 FPX 공식이 이에 대한 성명문을 냅니다.

 

LPL 공식은 그냥 '부적절한 경기 참여로 공정성 확보를 위한 휴식'이라고만 써놓고, FPX는 이보다 더 상세하게 "Bo 선수는 2020년 LDL 대회 때 협박을 받아 가담한 자신의 부적절한 경기를 구단에 자진 신고했다." 라고 상황 설명을 기입합니다. 즉 LDL 시절 보가 협박을 받아 승부조작에 참여했다는 얘기였기 때문에 팬들은 발칵 뒤집힙니다. 협박이고 뭐고 어쨌든 승부조작이니...

 

당장 작년만 해도 RW 정글 웨이얀이 승부조작으로 잡혀간 사례가 있었지만 적어도 그쪽은 상대적으로 약팀이고 팬이 적은지라 관심이 많이 쏠린 편은 아니었는데, 보는 위에도 써놨다싶이 무려 17억이라는 거금을 들여 영입했다는 사실만으로 주목을 받던 초초유망주였습니다. 최근 경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MSI는 FPX가 오겠구나 설레발을 떨어도 무리가 없을 만큼의 모습을 보여준 라이징 스타였으니까요.

 

거기다 이 당시 FPX는 도인비가 보의 뇌 개조(...)를 시작함과 동시에 팀 전체가 보의 캐리력을 통한 승리 플랜을 갖추어가는 상태였습니다. 그 상태에서 에이스 하나의 빵꾸에다 부상으로 휴식하고 있던 티안이 억지로 끌려나오게 되면서, 기존 FPX가 가지고 있던 승리 플랜이 개박살이 난 겁니다. 실제로 이때 티안이 대신 나온 WE전은 이전의 모습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무참히 패배합니다.

 

 

 

 

 

 

 

유일하게 보가 이 상황에서 참작받을 수 있는 건은 '협박에 의한'이란 부분이었습니다. 실제로 꽤 어려운 문제인 게, 일단 선수가 협박에 의해 승부조작을 했다고 자수한 상황에서 징계를 너무 세게 때리면 이후 같은 상황에 처한 선수들이 프로 생활이 끝날 게 두려워 자수하지 않을 염려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징계를 너무 가볍게 주자니 중국 내 최고 리그의 근간이 흔들리는데다 이후에도 똑같은 핑계를 대는 악이용자가 나타날 수도 있고요.

 

물론 여론에서는 당시 보가 승부조작을 했다고 추정되는 경기에서 보가 너무 환하게 웃고 있다며 까긴 했습니다...

 

 

 

 

 

 

 

거기다 LPL 내에서 타율 높기로 유명한 썰쟁이인 소위 '도타2'좌가 앞서 언급된 이스타 유스팀 매니저인 이펑을 직접 태그까지 해가며 의문을 하나 던집니다. 대충 요약하자면, "보가 LDL 시절 승부조작을 저지른 걸 알면서도 FPX에 판매한 게 아니냐?" 라는 질문입니다. 당연히 이펑은 노발대발하면서 부인했고, 여기서 딱히 뭐가 더 밝혀지지는 않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여기서 그칩니다.

 

 

 

 

 

 

 

거기다 위에 나온 그 썰쟁이인 도타2좌가 '보는 경징계를 받는다'라는 썰을 흘립니다. 이전에 커뮤니티에서 '보가 3개월 징계를 받는다'라는 증거도 없고 말도 안 되는 찌라시가 좀 시끄럽게 돌아다닌 전적이 있는데, 믿음직한 썰쟁이한테서 이런 뉴스까지 터지니 LPL 팬들은 난리가 납니다. 물론 다르게 말하자면 경징계=보가 실제로 협박을 받았고 자수한 게 참작되었다 라는 뜻이라 아주 최악은 아니긴 한데...

 

 이때 큰 게 하나가 터져버립니다.

 

 

 

 

 

 

 

바로 보와 브로커가 나눈 대화 스크린샷이 유출된 겁니다.

 

채팅 스크린샷에 나온 사진이 바로 LDL 시절 보가 승부조작 관련 채팅을 나눈 기록이 있는 웨이보 계정입니다. 브로커는 그걸 구실 삼아 보를 협박한 게 저 상황이고요.

 

이게 유출된 과정이 또 기가 막힙니다. 브로커가 다른 브로커에게서 22만 위안(한화 3천 8백만 가량)을 주고 저 웨이보 계정을 샀고, 브로커는 당연히 이거로 일단 본전부터 뽑고 열심히 돈을 굴릴 궁리를 합니다. 그런데 정작 보에게 저렇게 협박을 하자마자 보가 자진신고를 하고... 당연히 3천 8백을 허공에 날린 꼴이 된 브로커가 격노해 이 계정을 판 브로커와 싸우다가, 채팅 스크린샷으로라도 뭘 좀 해볼까 싶은 심정으로 '스스로' 이걸 유출한 겁니다.

 

참고로 브로커가 말한 'Condi'란 선수는 아시는 분도 많으실 텐데, 17시즌 LPL 스프링 우승팀이자 롤드컵 4강에 오른 TEAM WE, 그리고 19년도 LGD에서 활동하던 정글러인데 브로커의 제안을 신고했다가 '자기 팀 승리에 돈을 건 게 들켜서' 18개월 정지 먹고 은퇴한 선수입니다. 즉 브로커의 협박은 '조작 안 하고 자수한 콘디도 18개월 받았는데 넌 얼마나 받겠냐' 정도의 협박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브로커가 이스타 유스팀 매니저인 이펑을 협박한 스크린샷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처음 브로커가 가지고 있던 목적이 WE전에서 FPX가 패배하도록 보가 승부조작을 행하는 것임이 밝혀집니다.

 

이펑이 말하는 '수중의 물건'은 당연히 브로커가 가지고 있는 채팅 기록이 남은 웨이보 계정입니다. 그리고 브로커는 이펑에게 '네가 보를 설득시켜서 승부조작을 하게 해라'라고 이야기하죠. 브로커도 앞선 보와의 채팅에서는 '이펑을 방패막이로 쓰면 결과는 네 책임이다'라고 말하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본전은 뽑아야 하고 보는 답장이 없으니 이펑이나 보 여자친구(이펑이 간접적으로 '그녀는 여자친구일 뿐이니 협박하지 마라'라고 언급합니다) 등에게 비슷한 협박을 했던 모양입니다. 

 

이게 진짜 큰일인 게, 2부리그인 LDL에서 승부조작을 했던 게 빌미가 되어 1부리그인 LPL에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보가 자수를 하지 않았더라면 실제로 그렇게 됐을 거고요. 

 

 

아무튼 이런 스크린샷과 여러 주변 폭로자들의 증언, 브로커의 증언들과 찌라시들을 총합해서 요약해보자면 이렇게 됩니다.

 

 

1. 브로커가 22만 위안(3천8백)으로 보가 이스타 유스팀에서 주작했단 채팅기록을 사서 그거로 보를 협박.

  → 보가 펀플에다가 그걸 신고

 

2. 펀플은 바로 LPL 연맹에 이걸 신고했고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어 있음(추측건대 그 채팅기록으로 보를 중징계하기엔 불충분)

 

 

여기서 펀플의 목표 : 주작이고 뭐고 빨리 판결 나서 계약해지+소송 배상금으로 새 정글 사기.

 

 

3. 연루된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브로커가 협박용으로 가지고 있던 채팅 기록을 일부 삭제하기에 이른데다

   거기 연루된 사람들이 전부 보를 쉴드 침. 보는 진술 번복+주작 인정 X

 

4. 현재 fpx-연맹-관련인 사이의 3자 레슬링 중, 공식은 주작이라고도 주작이 아니라고도 발표 못하는 어중간한 상황.

   발표 전까지 보는 돌아오지 못하지만 fpx는 소송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해 교착 상태.

 

 

 

 

 

 

 

과거 SDG(현 V5) 관계자가 여기다 좀 더 부가설명을 한 걸 적어보자면,

 

"승부조작 참여에 관해서는, LPL 리그의 규칙 중 승부조작 사건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반드시 이를 신고해야 하며 이를 알고 있음에도 신고하지 않으면 가담자로 간주. 그리고 상대가 주작에 참여하는 걸 알면서도 대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도 참여자로 간주한다."

 

즉 '연루자가 많다'라는 건 주작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인원이 많다는 뜻이 아니라, 주작을 알면서도 신고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채팅 기록과 폭로들에 따르면 저 사람은 PDD와 이펑으로 추측되고요. 거기다 채팅 스크린샷 상 이펑은 저 브로커한테 돈을 줘서 입막음을 하려 한 전적도 있어서... 보가 자진신고를 한 이상, PDD와 이펑은 이를 먼저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담자로 간주됩니다.

 

 

 

 

 

 

 

그리고 이 혼란과 파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브로커는 돈 날린 게 아까웠는지 정말 열심히도 입을 텁니다. 위 스크린샷에 보이는 저 웨이보 계정이 바로 그 아까부터 열심히 빌미로 잡고 협박하는 용도로 쓰는 보의 승부조작 증거가 담긴 웨이보 계정입니다.

 

참고로 '3년'은 중징계입니다. LPL은 승부조작에 대해 영구 프로 박탈을 시키진 않지만, 그렇다고 경징계를 주지는 않습니다.  토토에서 자신의 팀이 이길 거라 배팅한 콘디가 18개월, 작년 도박빚으로 LPL에서 승부조작을 저지른 RW 정글 웨이얀이 24개월 정지였습니다. 즉, 브로커가 보의 징계로 3년을 자신한다는 건 보가 협박을 받아 승부조작을 저지른 게 아니다라는 뜻과 일맥상통합니다.

 

애초에 지금 상황은 당초 알려졌던 '협박을 받아 승부조작을 저질렀던 걸 자수했다'가 아닌, '승부조작을 저질렀던 거로 협박을 받아서 자수했다'로 보이기도 합니다. 아직 전후상황이 완벽하게 공식에 의해 증명된 게 아니라 확신은 할 수 없지만... 브로커나 폭로자들의 말에 따르면 그렇게 보이네요.

 

 

 

 

 

 

 

지금의 상황에 대해 이펑은 이런 사진을 올렸고, 대충 여론 조작이다 사실은 다르다 주장하는 거 같네요. 물론 댓글의 반응은 그닥 좋지 않습니다. 확실하게 공인된 건 아직 아무것도 없지만, 폭로에 의해 밝혀진 증거들이 너무 명확하게 무언가를 증명하고 있는지라... 결과가 어떻게 날지 궁금하네요.

 

 

 

 

 

 

Q: 말투 갑자기 왜 이런가요?

A: 피지알에 올린 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