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LvMao와 그가 걸어온 굽은 길 ─ JDG.LvMao

 

 

 

"사실 저는 나쁘지는 않은 거 같아요. 아마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시행착오가 존재하겠죠." 아무런 기미도 없이, LvMao는 갑자기 불쑥 이런 말을 꺼냈다.

 

 

 

기사 링크

 

 

 

 머릿말

 

 

 2019년 7월 7일 서울. 리프트 오브 라이벌즈 아시아 대항전 마지막 날.

 

 LPL 4개 팀들의 대기실은 전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3세트, FPX는 0:2 상황에서 배수진을 쳤다. JDG 팀원들과 나머지 스태프들은 대기실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30분 즈음 바론을 두고 벌어진 한타에서 FPX는 5-0으로 에이스를 거둔 뒤 그대로 넥서스를 밀어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좀처럼 보기 힘든 박수와 환호가 대기실을 한가득 채웠다.

 

 JDG 팀원들은 냉정해 보였고, 그 누구도 함성을 지르지 않았다. '승리'라는 화면이 모니터 밖으로 튀어나온 순간 LvMao는 곧바로 기계적으로 손가락 관절을 풀어주는 동작을 했다. JDG는 바로 다음에 출전하는 팀이었고, 또한 그들의 경기는 상대의 매치포인트이기도 했다. 이후 그 자신이 회상했을 때, 3세트를 이겼다는 기쁨 후 갑작스레 압박감이 덜컥 닥쳐와, 그의 표현에 따르면 "1천 근의 무거운 추가 갑자기 제 어깨 위로 얹혀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이 팀은 이제껏 이러한 자리에서 이렇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경기를 한 적이 없었다. 27분 뒤, JDG는 맥없이 무너졌다. 상대 탑-정글이 자신들의 우물로 뛰어들자, 경기장 내에는 진즉부터 안을 가득 매우고 있던 한국 관중의 환호성이 터졌다. 그 순간, 경기장에 앉아 있던 LvMao는 깊은 허탈감을 느꼈다.

 

 

 

 

 "저희는 정말 LPL에게 5세트를 주고 싶었고, 정말로 이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저희의 게임에 대한 이해도와 플레이가 다른 이들보다 확실히 떨어지는 것을 깨달았을 때 무력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괴로웠어요." LvMao는 리프트 라이벌즈 대회에서 돌아온 이후, 한동안 그 패배를 되새기며 더 이상 그럴 수 없다고 생각될 때까지 그때 느꼈던 '무력함'을 반복해 체감했다. 그는 이 팀의 주장이었으며, 그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의 생각까지도 배려해야 했다.

 

 "제 마음 깊은 곳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어요. 졌어. 다 틀렸어. 그래도, 넌 다음엔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해." LvMao가 프로 생활 4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해 남긴 교훈이었다. 23살의 LvMao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대범함을 가지고 있지만, 프로게이머로서의 그의 신분은 그에게 불복을 요구한다. "리프트 라이벌즈 경기 당시, 저희는 저희 스스로에게 말했어요. 우리는 어떤 팀이든 이길 수 있고, 어떤 팀에게든 질 수 있다고요. 저희는 지금까지 저희 스스로를 하등마1)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1) 下等马, 경마에서 낮은 등급의 말. 소위 버리는 카드. JDG 사장이 리라 끝나고 우리 팀은 하등마 취급 받았다고 웨이보에서 입을 털어서 중국 팬들이 징동을 욕할 때 쓰는 용어

 

 

 

 

 1. 소도시의 젊은이들

 

 

 카메라나 낯선 얼굴들 앞에서 수줍음을 타는 대부분의 프로 선수들과는 달리, LvMao는 남과 대화하기를 좋아하며, 취향이 맞는 상대를 만나면서, 금방 가까워지는 사람이다. 어른이 된 후, 그는 고향 쓰촨(四川)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 그는 대도시 사람들은 비교적 소도시의 이들보다 예의와 소양을 갖춘 이들이 많았지만, 그들은 특유의 열정과 진지함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청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미산, 소동파(북송 시대의 시인)의 고향인 그곳은 LvMao가 자란 곳이었다. 어린 시절 형 누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숨바꼭질, 고무줄 놀이, 총알치기, 인근 팽산이나, 유강으로 놀러가던 LvMao는 그의 말에 따르자면 "산에 가까우면 산에 의지하여 먹고 살고, 물에 가까우면 물에 의지하여 먹고 살았다(靠山吃山，靠水吃水)." LvMao는 상당히 패기 있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쭤밍하오(左名豪, 이름을 그대로 뜻풀이하면 '호걸이란 이름' 정도). 하지만 아들을 끔찍이 아낀 엄마는 그를 한 손으로 품으며 키웠다.

 

 

 

 

 

 

 아주 어렸을 때, LvMao는 인터넷과 게임을 접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하루에 10위안 씩 용돈을 주었었다. 그는 아침 식사에 3위안을 쓰고, 나머지 7위안은 저축해 토요일, 일요일 오후에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는 데에 사용했다. 여러 번의 방문으로 그는 PC방 주인과 점점 친해졌다.

 

 소년들이 성장하는 환경 속에서는 그들과 함께 웃고 슬퍼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만들어가도록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다. 중학교 때 LvMao는 그의 패거리들과 함께 '나쁜 학생' 역할에 속했다. "가끔 장난도 치고 선생님한테 두통도 만들고, 다른 이를 괴롭히기도 하지만 정말 나쁜 마음은 아니었어요. 저희는 불쾌한 사람을 만나면 그를 귀찮게 만들지만, 남을 괴롭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약한 쪽을 돕고는 했죠." 그는 여전히 그 당시의 '쾌거'를 기억하고 있었다. 다른 반 학생들과 화장실에서 티격태격하며 언쟁을 벌였던 일이라든지, 서로 주먹을 몇 대씩 휘두르고 죽빵을 때린 후 좋지 않은 기분으로 파했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라든지. 

 

 수업이 끝난 후엔 매점에서 간식거리를 사고, 수다를 떨고, 주말이면 보충학습 대신 학교를 빠져나가 PC방에 가고, 어느 반의 여학생이 가장 예쁘다고 말하는 것 말고도, 이들은 풋풋한 나이에 본인들의 미래를 꿈꿨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떤 친구는 나중에 바텐더를 하고 싶다고 했고, 다른 친구는 PC방 주인을 하고 싶다는 등 이것저것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LvMao는 자신이 미래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었지만, 그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재미있고" "신선하고" "흥미로운" 일들이었다.

 

 "당시에 저는 열넷, 열다섯 살밖에 되지 않았었는데, 나가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는 건 무척이나 기묘한 경험이었죠. 더욱이 무슨 바텐더 같은 건 말할 것도 없고, 들어보지도 못했어요. 당시 저는 특별히 이런 것들을 숭배하다시피 했죠." '바텐더'를 숭배하는 건 '고급스럽다'라는 느낌이 들어서였고, 'PC방 주인'를 숭배하는 것은 '공짜로 인터넷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었다. 소도시의 젊은이들은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은 부족했지만, 도시 밖에서의 새롭고 놀라움으로 가득 찬 삶을 꿈꾸고 동경하고 있었다. 

 

 

 

 

 

 

 당시 LvMao는 학교가 무섭지 않았고, 오히려 외로움이 더 두려웠다── 그의 친구들이 그를 떠나기를 결심했을 때, 그는 닥쳐올 다음 날이 몹시 지루해질까봐 두려웠다. 아니면, 도망가야 할까?

 

 도망가자. 중학교 3학년 어느 점심자율학습 후, LvMao는 친구들과 학교를 떠났고, 그들은 그날 서로 약속했던 것처럼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LvMao는 곧장 집으로 돌아왔지만, 집에는 어머니가 계시지 않았다. 오랫동안 마음의 준비를 한 끝에 마침내 용기를 내어 집 전화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LvMao는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 저 공부하기 싫어요.

 

 왜?

 

 더 이상 책을 못 읽겠어요.

 

 그럼 뭐 할 거야?

 

 몰라. 아마 피시방 주인이 되겠지.

 

 네 마음대로 해. 너 스스로 잘 생각해보렴.

 

 LvMao는 그 스스로의 고집이 센 성미도 알고 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의 가족이 자신을 멈출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어머니와 통화를 하고 나니 그는 이제 막 그의 학교 생활과 완전히 결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텐더가 되러 떠나겠다고 했던 그 친구는 정말로 청두의 술집에 가서 일하게 되었다.

 

 "의욕만 앞서다(意气用事)" LvMao는 당시의 황당한 선택들을 이 네 글자로 표현했다. "제가 생각하기엔, 사람이 갈 수 있는 길들은 천만 가지인데, 꼭 그 중 하나만을 걸어가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쁜 길만 걷지 않는다면, 그 앞을 착실하게 걸어나간다면 결국엔 반드시 걸을 수 있다는 게 바로 제가 줄곧 고수하고 있는 생각이죠. 지금 직업도 마찬가지예요. 할 거면 잘해야 하고, 아니면 하지 말아야겠죠."

 

 

 

 

 

 2. 막막한 나날

 

 

 LvMao는 학교 밖으로 나가는 통행증을 바꾸기 위해 대가를 지불해야만 했다. 그는 자신이 다시는 과거처럼 빈번히 집에다 돈을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너무 어린 나이 때문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LvMao는 6학년 때부터 여러 해 동안 알고 지낸 PC방 사장을 선택했다. 2011년, 더 이상 학교에 가지 않는 LvMao는 월 8백 위안을 받고, 퇴근 후 집까지 걸어가는데 5분이 걸리는데다, 일이 없을 때는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PC방 관리자가 되었다. 비록 하루 열두 시간 근무를 했지만, 당시 그는 조금도 피곤함을 느끼지 않았다고 느꼈다.

 

 

 

 

 "카운터에서 돈을 받거나, 청소를 하거나, 누가 저를 부르면 가거나 했어요. 옛날의 PC방은 지금처럼 선진적이지 않았는데, 그때는 모두 입으로 외쳐야만 했죠. 돈을 받거나, 인터넷을 관리하거나, 물을 달라고 하면 물도 떠다줘야만 했어요." PC방에서 사회를 접하기 시작하면서, 그는 학교에서는 보거나 경험할 수 없는 사람들과 일을 접했다. 어느 날 새벽 6시 반, LvMao가 카운터에서 졸고 있자 누군가가 갑자기 들어와서 인터넷에 접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신분증이 없었고, 그럴 수 없었다. 신분증이 없으니 안 돼요. 그러자 상대방은, 그래, 딱 대라, 내가 사람을 불러서 널 개팰테니, 라며 그를 위협했다. LvMao는 입이 유순하지 않은 편이었고, 비꼬듯 대답했다. 그래, 사람이라도 데려와서 나를 개패거나 하렴.

 

 하지만 그는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은 순간에서야 정신을 차렸고, 뒤이어 엄습해오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도망가고 싶었지만, PC방 전체에는 오직 그 한 명의 스태프밖에 없었으므로 그는 계속해서 가게를 둘러봐야만 했다. 그러고 나서 LvMao는 카운터에 혼자 앉아 벌벌 떨었고, 진짜 다른 사람들이 찾아와서 그에게 린치를 가할까 두려워했다.

 

 처음 느꼈던 강렬한 신선함이 사라져가는 대신, 겉으로 드러나는 잦은 시도와 뒤로는 은은한 깨진 창으로 막막함이 다가왔다. 그는 원래 있던 PC방에서 다른 PC방으로 알바처를 옮겼다. 그리곤 벌은 돈이 모자랄 때면 친척의 공사장에 노가다를 뛰러 갔다. 그건 모래와 자갈을 운반하는 공사였는데, 일꾼들이 차량 한 대에 짐을 가득 싣고, LvMao가 옆에서 검사하고, 가득 채우면 표를 끊어주고, 채우지 않으면 맞은편에 알려주고, 가득 채우면 돈을 계산하는 일이었다.

 

 "당시에 굉장히 어린 나이였는데, 노동자들이 무섭지는 않았나요?"

 

 "무섭지 않냐고요? 제가 윗대가리였는걸요. 제가 그에게 표를 끊어주지 않으면 그는 어쩔 수가 없어요. 그가 만일 불만을 품더라도, 제가 그 사람 표를 끊어주지 않으면 그만이에요." 공사장에서 표를 끊는 일을 한 날, LvMao는 한 달만에 미산 현지에서 결코 적지 않은 3천 위안을 받게 되었다. 그것들 중 일부는 생활비로 지출하고, 일부는 저축한 후, 일부는 모아서 친구들과 밥을 먹으며 노래를 부르는 데 사용했다. 그는 노래를 굉장히 잘 부르는 편이었고, 특히나 천이쉰(陈奕迅)의 노래를 좋아했다.

 

 

 

 

 

 

 그는 새해 연휴가 다 끝나가도록 그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후 그는 바에 가서 웨이터로도 일했고, 찻집에서 차를 대접하는 일을 하기도 했고, 며칠 동안 택배원으로 일하기도 했다─그의 마지노선은 나쁜 짓이었고, 그건 소위 말하는 음란물, 도박, 마약이었다. "생각나는 대로 해보자, 재미있어 보이면 다 해보자, 신나 보이면 다 해보자. 이게 질려도 괜찮아, 다른 거로 바꿔서 해보면 되니까." 미산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던 LvMao는 점차 영리하게 행동하는 법, 눈치 보는 법, 이기적이지 않게 남을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이 한때 학교 생활에서 동경하던 술집이나 커피숍, PC방 같은 곳이 생각만큼 고급스럽지는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도 그는 당시 겪었던 느낌들을 그리워하지만, 스스로도 맹목적이고 우왕자왕했던 세월 동안 실제로 얻은 것은 많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아무래도 시간 낭비였다는 느낌도 좀 들고, 배운 것도 그리 많지 않았죠. 그 동안 제 자신에게 프로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줄 수 있었더라면, 좀 더 일찍 이 직종에 진출할 수 있었다면 아마 지금의 내가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아니면 2년 더 공부하러 갈 걸 그랬나요? 많이 배우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도 있겠네요."

 

 

 

 

 

 3. "나도 더 좋아지고 싶어"

 

 

 2012년 말, LvMao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접했다. 목표도 없고 목적도 없던 삶은 늘 기억에 남기 어려운데, LvMao는 당시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기억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게임에 절대적인 재능이 있었다는 점이다. 시발점은 10구역의 왕이었으나, 이후 1구역으로 바뀌자 그는 두 달 만에 1919점을 돌파했다─당시만 해도 마스터 티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나중에 게임 내에 마스터 티어가 생성되자, LvMao는 한 방에 바로 승격한 후, 다시 마스터 500점이 될 때까지 게임을 진행했다. 아마 그의 게임 수준이 점차 최고에 가까워진 것에 따른 성취감일지도 모르지만, 학교를 떠나 온갖 다양한 일을 경험해본 그는 계속 게임을 하고 싶어졌다.

 

 

 

 

 PC방 사장을 찾아가, 자신의 인터넷 사용료를 맡기곤 신생 팀을 만들어 PC방의 이름으로 PC방 대회를 하고, 어떤 대회는 이기면 밥 한 끼를 사주고, 어떤 대회는 이기면 상금을 받는다──이것이 이른바 '세미 프로' 선수들의 진실이다. LvMao가 있던 PC방은 '전당 인터넷 카페(殿堂网咖)'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영문 이니셜은 DT였다. 여기서 그는 그의 첫 ID를 DT纸醉金迷라고 짓게 된다 ─ 그는 '사치스러운 생활에 빠지다(纸醉金迷)'이라는 단어의 진의조차 모르고 그저 그걸 '쿨하다'고만 생각했다.

 

 매일 무료로 인터넷에 접속해 새벽 5~6시가 되어서야 잠에 들러 가고, 경기가 있으면 싸우러 가는 등, 마침내 LvMao는 게임에 몰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당시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또 한창일 때여서, 전국 각지의 크고 작은 PC방 경기가 거듭되었다. 가끔 PC방 사장님이 먼 곳에서 열리는 더 큰 대회에 나갈 생각은 없냐고 묻곤 했는데, 거기서 이기면 1인당 5~6천위안 정도를 받을 수 있었다.

 

 "사실 대회를 그렇게 많이 참가했던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계속 싸우고 또 싸우다 보면, 당신은 주머니 속 돈이 줄곧 충분하다는 걸 알게 되겠죠. 대회를 한 번 나서면, 적어도 한 사람 당 몇 백, 혹은 천 위안 정도는 벌 수 있었어요." 당시 현지에서는 LvMao와 그의 팀은 줄곧 최정상 페이스를 유지하며 입지를 탄탄하게 다져놓은 상태였고, 그들은 시티리그에 한 번 나가본 것 외에는 PC방 대회에서 진 적이 거의 없었다. 그때만 해도 LvMao의 포지션은 AD였다.

 

 그는 PC방리그 뿐만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빅 이벤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LvMao는 S4 월드 챔피언십에서 Uzi와 Royal이 삼성 화이트에게 패하면서 다시 한 번 월즈 준우승을 차지한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때만 해도 LvMao는 그가 LPL 프로가 될 거라고는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고, 물론 당시 Uzi조차도 이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ADC IMP가 현재 자신의 서포팅 대상이 될 줄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S4 당시 Uzi가 월즈 준우승을 하는 걸 봤었고, 무척이나 유감스러웠죠. S5가 되었을 때, 저는 혼자 나가서 LSPL에서부터 천천히 그 오르막길을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2015년 LSPL 서머 시즌, 도시영웅왕복전 이후 LvMao는 마침내 몇 차례 마침내 스크림을 치를 수 있게 되었는데, 온라인상에서 두 번의 게임이 끝난 후, 상대는 그에게 다음 날 상하이로 가는 비행기표를 끊어주었다. 그가 가려는 팀이 바로 Royal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Assass1n과 Y4, 그리고 당시 무명 선수였던 한국인 선수인 Untara, Blank와 만난다.

 

 Royal은 LvMao의 진정한 의미의 첫 프로팀으로, 2015년 LSPL 정규시즌의 여름도 이들의 것이었음이 확실하다. 정규 시즌 12경기에서 이들은 단 1패를 기록했다. 당시 LvMao는 젊었고 패기가 넘쳤다. 그는 상대팀의 라인업을 보고 생각했다. 이 사람들은 무슨 근거로 나랑 싸우겠다는 걸까?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면서 시련이 들이닥쳤다. Royal은 1라운드에서 HYG에게 1대2로 패한 데 이어 패자조에서 WEF(WE Future, WE 유스팀)에게 1대2로 패했다─탑 957과, 바텀 PentaQ와 서포터 Savoki가 있던 팀이었다. 2라운드 연속 집으로 돌아가야만 하게 되면서 Royal은 LPL 승격 자격을 잃었다. WEF를 상대하게 된 날은 LvMao의 생일이었는데, 저녁에 경기를 마치고 나서 팀원들과 함께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식사를 한 후 그는 숙소로 돌아간 후 혼자 침대에 누워 괴로워했다.

 

 이후 시즌이 끝난 뒤 휴가가 찾아왔다. 휴가가 끝난 후 LvMao와 팀은 NESO에 참가했고, 대회가 끝난 후 그에게는 해고 통보가 떨어졌다─ Untara와 Blank는 팀을 떠났고, Assass1n은 RNG로 승격되었고, Y4는 또 다른 LSPL팀인 ZTR로 향했다.

 

 그때 LvMao는 자신이 '버려졌다'라고 생각했고, 자신은 남들이 원하지 않는 '버린 자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나는 신인이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다. 그는 어느날 생각했다. "반드시 돌아와서 복수하고야 말겠어."

 

 그로부터 4년 뒤, 팀에 들어가게 된 것과 함께 Royal을 떠나게 된 이야기를 꺼내면서도 LvMao는 무덤덤했다. "그때는 못했어요. 어쩔 수 없죠. 당신이 못한다면, 그렇게 되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니었을까요?" 2018년 7월 서머 시즌 연승의 주역 중 한 명인 JDG.LvMao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 "Royal에서의 생활은 저를 성장시켰고, 또한 스스로에게 있어 많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때 비로소 저는 정말로 e스포츠에 뛰어들 수 있었고, 그게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직업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는 점이죠."

 

 어째서 그때 그렇게 되었던 걸까? 당시 Royal 중에서, LvMao의 임금은 공사장에서 표를 끊는 아르바이트보다 2천 위안 정도 높았고, 그건 겨우 먹고 살 수 있는 생활을 보장하는 셈이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Royal에서 그는 과거에 볼 수도,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들을 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저는 이 업종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 업종에 있는 사람들도 하나하나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저도 우승을 하고 싶고, 저도 돈을 벌고 싶고, 저도 좋아지고 싶어요."

 

 

 

 

 

 4. 주장이 되다

 

 

 2017년 서머 시즌, 시즌이 끝난 뒤 어느 날. JDG 경영진이 LvMao를 찾아가 말했다. 그들은 그가 LPL에서 한 시즌을 마친 뒤, 팀의 주장이 되길 바랐다. 그는 좋다고 대답했다.

 

 2015년 말 로얄을 떠난 뒤 LvMao는 LSPL에서 3시즌을 더 뛰며 이곳저곳으로 팀을 옮겨 다녔다. 2017년 서머 시즌 이적기 당시, 팀 매니저가 LvMao에게 물었다. 어느 팀에 가고 싶어? LvMao는 대답했다. QG─그는 Clid를, 그리고 Doinb를 선택했다. 이후 QG가 서머 시즌에 징동에 인수되어 JDG라는 이름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면서, LvMao는 이제까지 꿈도 꿀 수 없었던 LPL 무대에 정식 데뷔하게 된다.

 

 

 

 

 이제 막 LPL에 데뷔해 한 시즌밖에 뛰지 못한 선수가 두 번째 시즌에 주장이 되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2018년 초, 과거 JDG에 있던 중국인 선수들은 LvMao를 제외하고 잇따라 팀을 떠났고, 기존 팀 내 핵심 멤버였던 Doinb도 RW행을 택했다. LvMao는 반년 전 자신이 JDG에 온 첫 스크림에서 유난히 고전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정글러였던 Clid가 경기 후 그에게 괜찮다며 위로하곤, 계속 노력했던 것을 기억한다.

 

 Zoom이 왔고, Yagao가 오면서 JDG의 이상적인 라인업이 형성되고 있었고, 더욱 큰 짐은 역시나 LvMao에게로 돌아갔다. 2018년 초, JDG는 이같은 조합을 형성한 후 데마시아컵 무대에 데뷔해 IG에게 0-2로 패배했다. 이것은 LvMao가 팀의 주장으로서 처음으로 등장한 경기였고, 당시의 그는 느낄 수 있었다. "팀이 이미 본래의 궤도에 오르기 시작해, 모든 사람들이 다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구나." 그러나 그는 JDG의 한 해 동안의 변화, 그리고 마지막을 예상하지 못했다.

 

 스프링 시즌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서머 시즌에는 3위에서 그들의 여정은 마무리됐다. JDG는 월즈 선발전 1차전에서 EDG와 5세트까지 가는 등 고전한 끝에 마지막 세트에서 패배했다. JDG는 그들이 여름 동안 내놓을 수 있는 모든 것을 걸었고, 귀중한 월드 챔피언십 선발 라인업에 들어갈 뻔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그 경기를 패배했다는 걸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저는 경기 후에 자책을 많이 하는 사람이고, 경기를 지고 나서도 무척이나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편이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깨달았죠. 만약 우리가 초반에 좀 더 잘 싸웠더라면, 좀 덜 죽었더라면, 그들에게는 후반은 없었을 텐데." 지난 한 차례 겪은 뼈저린 실패와 마찬가지로, LvMao는 싸움이 끝난 뒤 며칠 동안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세상이 딴판으로 변한 것 같다'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는 여전히 이 팀의 주장이다. 이 팀에서 그는 과거에 배운 처세술과 겸손, 솔선수범하는 법을 유용하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리프트 라이벌즈 경기 동안 LvMao와 Yagao 사이는 게임상 문제로 갈등을 빚었고, 이어 갈등이 점차 커지자 경영진과 팀원들이 함께 모여 앉아 토론했다. 이후, 그는 경영진 앞에서 Yagao에게 사과했다: "미안해. 난 너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됐어." 사과하고 난 뒤 LvMao는 당시의 자신이 '영원히 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한 일'을 했다는 기분이 들어 깜짝 놀랐다. 그렇지만 그 후, 그는 이렇게 하는 게 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구실을 잘하면 좋지. 하지만 사람 구실을 잘한다고 경기에서 이기는 건 아니야."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워야만 당신의 동료가 당신을 믿을 수 있죠. 만약 당신이 매일 그들을 욕한다면, 그리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퇴근한다면, 일을 하면서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그건 당신이 사람 구실을 할 줄도 모르고, 리더도 될 자격이 없다는 뜻이에요."

 

 

 

 

 

 5. 에필로그

 

 

 "사실 저는 나쁘지는 않은 거 같아요. 아마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시행착오가 존재하겠죠." 아무런 기미도 없이, LvMao는 갑자기 불쑥 이런 말을 꺼냈다.

 

 23살의 나이는 더 이상 '뭔가 새롭고 신기한 일을 해보고 싶어'하는 과거의 젊은이가 아니다. 지금의 그는 이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e스포츠 안에서 비교해보면 17세의 나이에 월즈 챔피언이 된 JackeyLove, 21세의 나이로 리그 챔피언을 손에 넣은 Meiko, 22세의 나이로 LPL의 상징이 된 Uzi 등, LvMao보다 더 성공하고 더 어린 사람들이 많다── 그는 프로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아직까지도 느끼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가 JDG에 합류한 후 유일한 우승은 2018년 말의 NEST컵에 불과했다.

 

 더욱 일찍 프로 생활에 뛰어들었다면, 의미 없는 아르바이트에 스스로를 낭비하지 않았더라면, 조금이라도 더 노력했다면, 그가 로얄과 함께 그 여름을 날아다니며 LPL에 뛰어들 수 있었더라면, 그가 압박을 견뎌냈더라면, JDG와 2018년 선발전을 승리하고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 월드 챔피언십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더라면. 이런 '만약'들이 현실이 되었더라면 지금의 LvMao는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지난 날 지나온 시행착오들은 이미 과거에 새겨져 있다. 리프트 오브 라이벌즈 대회에서 돌아온 LvMao와 선수들은 성적에 대한 압박과 차가운 여론의 이중고를 겪었고, 그럼에도 새로운 도전들은 끊임없이 찾아왔다.

 

 "돌이켜 생각해보자면, 당신은 당신의 성격이 프로게이머로서 특별히 적합하다고 생각하나요?" LvMao에게 마지막으로 건넨 질문이었다. 그를 잘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그의 첫인상은──성숙함, 외향적인 성격, 그리고 숨길 수 없는 진지함이었다.

 

 그는 다시 한 번 부정했다.

 

 "오히려 저의 프로 생활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요, 이기고 싶었기 때문에, 저는 변한 거죠."

 

 

 

 

작년 리라 끝나고 나왔던 인터뷰

다음 타자는 아마도 밍과 369와 김군과 재키러브 중 하나임 아직 못 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