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계약으로 감금당했던 IG 닝의 탈출기.txt

 

때는 2015년

 

만 17세 나이의 닝이 프로게이머가 하고 싶다며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집을 뛰쳐나온 후 자취하던 시절이었음.

 

이때 닝은 자기 아이디도 '프로가 하고 싶어요'로 바꾸고 개구린 인터넷 환경 속에서 열심히 랭겜 돌리고 있었는데

 

저장성 진화시에 있는 어떤 e스포츠 팀 하나가 닝한테 여기 오지 않겠냐고 연락을 넣음.

 

안 그래도 먹고 살기 힘들었던 닝은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기회다' 심정으로 바로 짐 싸서 진화시로 감.

 

 

 

 

 

도착하니 그나마 인터넷 환경은 나아져서 닝은 바로 랭킹 10위권까지 안착함.

 

그런데 여기서 좀 머무르다 보니 뭔가 이상함. 일단 외출을 내 맘대로 할 수가 없네? 뭐지? 왜 못 나가게 하지?

 

나중 가서야 닝은 자기가 시종일관 감시되면서 숙소에 감금당하고 있다는 걸 깨달음.

 

그리고 거기는 닝한테 자기들이 'e스포츠 팀'이라고 소개했지만 사실은 정식 승인을 받은 팀이 아니었음.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랭킹 고득점자랑 노예계약을 맺은 후 다른 정식 팀 중개업자에게 비싸게 되파는 곳이었음.

 

곧 처음부터 사기당한 거.

 

 

 

 

 

그런데 이걸 닝이 깨달았을 땐 이미 계약서에 자기 이름도 써넣고 지장도 찍은 상태였음.

 

당시 계약서 내용을 일부 번역기를 돌려보자면

 

 

 

[ 제3조 협력지역 본 계약은 전 세계적으로 효력을 가진다. (중략)

 

제 5조 을은 본 계약기간 내에 갑의 전속선수로서 갑의 지시에 복종하며, 반드시 갑이 제공하는 을의 e스포츠 수준을 높이기 위한 각종 훈련과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가해야 한다. 을은 본 계약기간 내에 갑의 전속선수로서 갑의 지시에 따르며, 갑의 스케줄에 따라 갑 또는 자가 지정한 제3자를 위해 다음의 활동(총칭 "e스포츠 활동")을 진행한다. 갑의 사전 서면 허가 없이 을은 그 제3자를 위해 e스포츠 활동을 할 수 없으며, 자체적인 e스포츠 활동을 할 수도 없다. (이하 후략) ]

 

 

 

저기 계약서에 찍힌 붉은 게 닝 지장이고 써 있는 이름이 닝 본명인 '가오전닝(高振宁)'임.

 

그제야 자기가 노예계약을 한 것도 모자라서 감금까지 당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닝은 와 X됐다 난 여기서 끝이구나 하고 절망하지만...

 

뭐 사람 인생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는 않는다는 건지 한 줄기 희망이 찾아옴.

 

 

 

 

 

그 희망이 바로 PDD와 그 PDD가 운영하던 팀 YM의 서포터 밍이었음.

 

당시 솔랭에서 몇 번 닝과 봇듀오를 서본(당시 닝은 원딜이었음) 밍이 PDD한테 닝을 데려오자며 추천한 것.

 

 

Ming: "형, 이 AD 괜찮은데요? 우리 팀으로 데려오고 싶은데 어떠심?"

 

PDD: "그래? 그럼 쟤 혹시 계약 같은 거 안 했나 함 물어볼게ㅇㅇ"

 

Ning: "저도 가고 싶은데 제가 이미 계약을 했어요ㅠㅠㅠㅠ 저 좀 도와주세요ㅠㅠㅠㅠㅠㅠ"

 

 

닝의 '나도 거기로 가고 싶다 나 좀 도와줘라'라는 간절한 도움 요청에 뭔가 미심쩍었던 PDD가 닝 계약을 파봄.

 

그러니까 대충 나온 게

 

'불공정 계약' '미성년자에게의 계약 강요' '보호자의 동의 없음, 통보도 없음'

 

PDD도 기겁해서 법률 쪽에 자문 구해보니까 애초에 정식으로 성립할 수가 없는 계약임. 당연한 게 미성년자 상대로 보호자 동의도 없이 노예계약을 강요한 거니...

 

 

 

 

 

그렇게 PDD의 《가오전닝 구출 작전》이 시작됨.

 

일단 닝은 감금된 상태였기 때문에 외출 자체를 할 수가 없었음. 그래서 닝이 어떻게든 대가리를 굴림.

 

 

 

닝 "저 친구 만나러 상하이 좀 갔다오면 안 될까요?"

 

관계자 "안 됨. 어디로 튈 줄 알고?"

 

닝 "그렇게 불안하시면 한 명 감시용으로 붙여주시면 되잖아요? 그리고 뭔 탈출임 짐이고 가지고 온 옷이고 다 여기 있는데... 진짜 잠깐 친구만 만나고 올게요 진짜로"

 

 

 

이런 식으로 야부리를 털고 겨우겨우 외출 승인을 받아냄. 감시자도 한 명 데리고...

 

당연하지만 감시당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가지고 온 짐이나 옷가지들, 장비들 이런 건 전부 기존 감금당하던 숙소에 두고 나올 수밖에 없었음.

 

 

 

 

 

그렇게 닝은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따라온 클럽 관계자 차를 타곤 맨몸으로 상하이에 도착함.

 

그리고는 차 문을 열고 내리자마자 바로 뛰쳐나가서 죽기살기로 도주함.

 

당연히 기존 팀 전화고 뭐고 다 씹고 겨우겨우 어딘가에 숨어서 PDD한테 연락을 넣었고, 근처에서 대기타고 있던 PDD가 그런 닝을 픽업해서 자기네 집으로 데리고 감.

 

PDD의 표현에 의하면 닝이 '다단계 판매 조직에서 탈출하듯 도주했다'라고 함.

 

 

 

 

 

이 당시 상황에 대한 PDD 인터뷰를 좀 옮겨 써봄 (아직 데뷔를 안 해서인지 사생활 보호 때문인지 닝을 '고씨' 'AD'라고만 부름)

 

 

Q: 그 AD에게 재정적으로 얼마나 제안했나요? 

PDD : 그 AD는 그가 우리에게 오고 싶다고 말했고, 그 과정에서 급여나 계약 수수료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우리는 이 친구가 꽤 좋다고 생각한지라 그를 돕고 싶어했다.

 

Q: 고씨가 기존 팀의 전화를 받지 않고 거짓말을 하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PDD : AD는 우리 쪽으로 오고 싶어했지만, 저쪽에서 그를 감금한데다 절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결국 그 AD는 짐, 옷, 바지 등등 챙겨왔던 짐들을 전부 그곳에 놔둔 채, 친구를 보러 간다며 자진해서 저쪽의 팀 관계자를 동행해 상하이에 가겠다고 했다. 그는 차에서 내린 후 다단계 판매 조직에서 탈출하듯 도망갔다. 그와 함께 여기까지 동행한 사람이 그쪽 팀 관계자였는데 정말 수법이 더럽다.

 

Q: 고씨가 그곳에 머물렀을 때의 대우는 어땠나요?

PDD : 대략 4천(70만원) 정도로 보이지만 아이는 오늘까지도 월급을 받지 못했다며 화가 나서 울려고 했다. 

 

Q: 이 AD가 현재 당신의 팀 기지에 있나요?

PDD : 그렇다. 그 AD가 막 뛰쳐나와서 우리에게 연락한 후, 그들이 그곳에서 우리에게 연락했고, 우리 측의 담당자가 문자 메시지로 그들과 소통했다.

 

 

 

 

이 당시 닝이 있던 노예계약 팀과 YM 관계자가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을 대충 요약해서 써보자면

 

 

 

YM 관계자: 지금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노예계약 팀: 우리 이거 기다릴 인내심 없음. 얘기를 하자는 거냐 말자는 거냐.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우리의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YM: 우리가 저번에 드린 오퍼는 생각해보심? (닝 이적료 얘기인 듯)

 

노예계약 팀: 그 오퍼가 너네의 한계냐? 아니면 말만 그렇게 했는가?

 

YM: 최대 한계임

 

노예계약 팀: 8만(1300만원)이? 우리가 걔 키우는 데 들인 돈만 7~8만이 넘음. 8만은 너무 낮다.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각자 방식대로 가자.

 

YM: 너네가 생각하는 가격이 얼마인데?

 

노예계약 팀: 우리도 별로 안 높음. 20만(3천 4백만원)?

 

 

 

 

 

닝이랑 노예계약 팀 관계자랑 나눈 문자메시지 스크린샷도 있음.

 

대충 번역해보자면

 

 

 

노예계약 팀 관계자: 우리는 이미 LSPL(한국으로 치면 챌코) 팀을 사기로 계획되어 있고, 상하이로 기지를 이동할 것이다. 그리고 해외 용병과도 이미 얘기가 끝나 있는데 아직 오지 못한 상태다.

 

우리가 너한테 쓴 시간이 또 얼마고 널 우리 팀 코어로 쓰려고 했는데, 넌 말도 안 하고 이딴 식으로 떠나는 거냐.

 

네게 이렇게 말은 하지만 난 네가 돌아오기를 바란다.

 

 

닝: 죄송합니다. 그쪽(YM)이 나한테 준 조건이 좋진 않았지만 나를 움직인 건 그쪽의 서포터(밍)였고, 난 그런 플레이를 이전까지 겪어본 적이 없었다. 나는 그저 그와 함께하고 싶을 뿐이다.

 

만일 내가 미래에 프로를 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와 인생을 함께 즐기고 싶은 마음뿐이다. 내가 이런 거를 좀 소중하게 생각해서...

 

 

 

닝 이 새끼는 왜 밍이랑 사랑의 도피해둔 것처럼 써놨냐?

 

 

 

 

 

아무튼 이런 힘겨운 과정을 통해 노예 신세에서 탈출한 닝은 밍과 함께 YM의 봇듀오가 됨.

 

PDD는 닝의 완벽한 노예계약 탈출을 위해 변호사 개입하고 닝 부모랑 연락하고 하면서 저 팀이랑 계약 싸움 가고...

 

뭐 그 뒤에는 별 얘기 없는 거 보니 잘 풀린 듯. 잘 안 풀렸으면 지금의 FMVP 닝은 노예로 혹사당하다 어디 이상한 2~3부 팀에 팔려나가서 원장 노릇 하고 은퇴했을지도...

 

 

 

 

 

(PDD 방송 나와서 애교 부리고 있는 닝밍)

 

 

이때 YM에서의 인연으로 닝은 PDD를 진짜 엄청나게 존경하는 스승님으로 취급함.

 

PDD가 주최한 쇼에 게스트로 나와서 같이 막 같이 춤도 추고 헌사도 하고 했을 정도.

 

매번 꼬박꼬박 PDD한테 인사 가서 겸사겸사 합방도 하고 밍이랑 같이 가서 애교도 부리고 함.

 

하기사 감금당해서 노예로 혹사당하고 있는 거 적극적으로 구해주고 변호사 선임까지 해줘서 법적 공방까지 해주면 그렇게 안 따르기가 힘들 듯...

 

 

 

 

 

 

 

참고 링크 : www.19yxw.com/Article/2015-6-18/161272_all.html

baijiahao.baidu.com/s?id=1689802301456193750&wfr=spider&for=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