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다녀온 쑤닝의 레크리에이션 후일담.txt

 

출처

 

 

 

2.

 

버스가 오자 다들 기지 입구로 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선수들은 하나둘씩 졸린 눈으로 문을 나서선 버스에 올랐다.

 

"오늘은 야외 바비큐+서바이벌 게임을 할 거예요!"

 

"쟤는 서바이벌 하면 처참하게 당할 거 같은데."
웨이보 자매는 SofM을 가리켰다. SofM은 빨강, 노랑, 파랑이 줄무늬로 되어 있는 상의를 입고 있었다.
몇 십 미터 밖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아름다운 옷이었다.

 

거기다 슬리퍼를 신었기 때문에 뛰어봤자 아마 도망갈 수 없을 것이다.

 

 

 

3.

 

다들 봄 나들이를 나오면서 아웃도어 패션을 갖춰입었다.
오직 웨이웨이만 레드카펫에 가는 것처럼 옷을 입고 왔다.

 

몸에 착 달라붙은 블랙 컬러의 롱 셔츠에,
옷자락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신부님 같네." 웨이보 자매가 말했다.

 

나는 잠시 바베큐를 요리하는 Weiwei 신부님을 상상했다.
고기를 굽고 가슴에 십자를 그어 감사해할 것만 같았다.

 

 

 

4.

 

사람들이 거의 다 왔는데, 한 명이 모자랐다.

모두들 저 멀리서 huanfeng이 요염한 발걸음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나는 앞서 이 사람의 사고방식이 비교적 특이하다고 소개한 적이 있었다.

우선, 일반인들은 전부 버스의 측면에 나 있는 문으로 승차한다.

 

그는 운전사가 활짝 열어둔 문 앞까지 걸어와서는,

한참을 깊게 생각하다가,

버스 뒷쪽으로 향해 한 바퀴를 빙 돌고는 차에 탑승했다.

 

 

 

5.

 

드디어 출발하려고 하는데,

떠나기 전에 웨이보 자매가 나에게 밥 두 갑을 찔러줘 어리둥절해졌다.

 

"엉? 바비큐 때 이거 먹으라고?" 나는 밥 두 갑을 보며 말했다.

 

"어휴, SofM은 놀러가면 밥을 꼭 먹어야한다고! 이것도 몰라? 네가 이 밥 잘 챙겨놔."

 

 

 

6.

 

차에 탔더니 다른 자리가 없었다.
나는 Bin과 함께 앉았다.

 

이 버스에서 가장 뚱뚱한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 수도의 이름을 붙여보자면,

"合肥(허베이성. 뜻만 읽으면 '같이 뚱뚱하다')"

 

 

 

8.

 

야외에서 굽는 곳에 이르니, 멀리서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승마장의 우리 자리에는 몇 개의 큰 테이블과 그릴들이 있어 다들 각각 앉았다.

고기를 오래 굽다 보니, 선수들은 마피아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몇몇 외국 형제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 그저 눈을 부릅뜨고 있다가,
하는 수 없이 바비큐를 굽는 임무를 맡았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SofM이라는 베트남 형제를 포함하지 않는다.
그의 표준어는 조금의 흠도 없다.

 

 

 

9.

 

야외에서 고기를 굽는 코너는 빠르게 둘로 갈라졌다.

선수들은 마피아 게임에 중독되어 너나 할 것 없이 격렬하게 설전을 벌였다.
한국 형제들은 이를 알아듣지 못해서, 한 사람이 화로를 지키면서 꼬치 구이를 굽다가

피곤하면 멀리 방목하는 조랑말을 바라보는 과정이 반복되고는 했다.

 

한국 형제들 사이에서 강병률 감독은 담장 옆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는 긴장을 풀고 있었다. 그는 정말 평온한 사람이다.

 

 

 

10.

 

팀의 제비 자매는 한국어를 할 줄 안다.

이후 강 감독은 나에게 말했다 : 

다 같이 고기를 굽기로 약속했더니 아무도 굽지 않았으므로,

오후에 서바이벌 게임을 할 때 전부 죽여버릴 예정이다.

 

참고로 강 감독은 군대를 다녀온 경험이 있다.

 

 

 

11.

 

오후에는 모두가 서바이벌 게임 경기장에 왔는데,

텅 빈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1​​대 밖에 없었으므로 모두가 한꺼번에 올라타야만 했다.

Bin은 엘리베이터가 중간 정도 올랐을 쯤에 갑자기 점프했다.
엘리베이터가 약간 흔들렸고 모두가 당황했다.

 

"너네 이거 혹시 몰라..." Bin은 모두에게 겁을 줬다.
"너 미쳤냐 천쩌빈!" Weiwei는 자신의 고귀한 검은색 긴 셔츠를 든 채 욕설을 퍼부었다.

 

 

 

12.

 

서바이벌 게임의 교관이 게임 규칙과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이건 물탄총입니다." 교관은 총을 Bin에게 건네주었다.

"이 총에는 물탄이 들어 있는데, 사람이 맞으면 여전히 아픈 편입니다.

먼저 사람을 향해 쏘지 않는 연습을 하면 됩니다. "

말이 끝나자마자 Bin은 총을 들어 Weiwei에게 한 방 쐈다.

"너 미쳤냐 천쩌빈! ! " Weiwei는 자신의 고귀한 검은색 긴 셔츠를 입은 채 배를 움켜쥐고 욕설을 퍼부었다.

 

 

 

13.

 

모두 두 조로 나뉘어 상대를 죽이고, 조장은 자유롭게 사람을 뽑을 수 있다.

나는 강 감독이 오전에 한 말을 생각했고,

 

 빠르게 강 감독의 팀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금방 다른 팀으로 끌려갔다.

 

 

 

14.

 

이 게임의 규칙은 이렇다. 총탄이 몸에 닿으면 센서에 체력이 한 칸씩 빠진다. 한 사람당 체력은 열 칸이다.

열 칸이 전부 소모되면 게임에서 퇴출된다.
체력이 자신의 헬멧에 나타나서,

팀원에게 물어봐야만 자신의 체력이 얼마나 되는지 비로소 알 수 있다.

 

한바탕 격렬한 총격전이 있은 후, 모두가 각자 피해를 입었으며,

나와 Angel, 차슈 선생님은 한 벙커에 숨어 있었다.

"제 피 얼마나 남았어요?" Angel이 물었다.
"아홉 칸!" 나는 확인하고 대답했다.
"나는?" 차슈 선생님은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일곱 칸! 저는요 차슈 감독님..."

그들은 뒤돌아보지 않고 총을 들고 돌진해 나갔다.

 

 

 

15.

 

나도 뛰쳐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벙커 뒤에 숨어 전장의 형세를 관찰했다.

전쟁 특파원 웨이보 담당 자매가 총알의 빗속에서 카메라를 든 채 총을 쏘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지금 돌진한다면, 내 아름다운 모습을 한 줄 남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갑자기 그녀가 마이클 잭슨처럼 비틀거렸다.

"아 씨! 누가 쐈어??!" 웨이보 담당 자매는 머리를 감싸고 욕을 했다.
그 순간 그녀는 더 많은 총알들에게 파묻혔다.

나는 아직 내가 벙커에 좀 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16.

 

프로 e스포츠 선수들의 체력이 너무 떨어져서,

1라운드만 뛰었을 뿐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쳐 나가 떨어졌다. 

앞서 웨이보 자매는 SofM이 입은 밝은 색의 옷이 그를 살아있는 표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나는 특별히 신경썼는데도 그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후 SofM은 화려한 색으로 변장한 문어처럼 움직이지 않고,

긴 벤치에 그냥 누워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17.

 

차슈 감독님은 지쳐서 온 얼굴이 땀으로 범벅이 되셨다.

전술 요약은 "오늘 즐거웠으니, 저녁엔 다들 돌아가서 원거리 챔피언만 하자.

탑엔 칼리스타, 미드 루시안, 원딜 케이틀린……."

 

 

 

18.

 

Bin은 오늘 엄청나게 신이 났다.
서바이벌 게임이 끝나고도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면서, 이번엔 방탈출에 가자며 권했다. 

"너 미쳤냐 천쩌빈!!!" Weiwei는 땀에 흠뻑 젖은 검은색 롱셔츠를 입은 채 지쳐 쓰러졌다.

 

 

 

19.

 

웨이보 자매의 말에 의하면,

이때가 Bin이 식사를 요청하지 않은 유일한 시간이다.

 

 

 

20.

 

모두들 버스에 올라탔고, 다음 목적지는 방탈출이었다.
길이 막히자 다들 만화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huanfeng 혹시 XX 애니메이션 본 적 있어? " Angel이 물었다.
"나 봤던 애니메이션 제목이 기억이 안나."

"그럼 네가 본 애니메이션의 줄거리를 묘사해봐!"
"그거 누구누구랑 누구누구가..." huanfeng은 손발을 동원해 설명을 시작했고,
"어 그거 XX 애니 아니야?!" 차슈 감독님이 화제에 합류하고,

"아니 나 애니메이션 봤던 거 제목 기억이 안 난다니까!"

 

 

 

21.

 

Angel은 고개를 돌려 SofM과 애니메이션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했고, 

차슈 감독님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SofM 너 어쩌구 애니메이션 알아? "
"나 알아, 그거 XX 애니메이션이잖아! "

모두가 huanfeng을 보았고,
"아니! 나는 애니 봤던 거 제목이 기억이 안 난다니까! "
huanfeng은 몸을 작게 웅크린 채 말했다.

 

 

 

22.

 

날이 이미 늦었기 때문에, 기력 좋은 선수들은 방탈출을 하러 떠났고,

우리는 지친 한국 형제들과 먼저 기지에 돌아왔다.

막 기지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방탈출 쪽에서 소식이 왔다.

"Bin이 방탈출 소품을 망가뜨렸어!!"

 

 

 

다같이 야외 바비큐 먹고 마피아게임 한 쑤닝

 

 

2차로 서바이벌 게임한 쑤닝

 

 

3차로 방탈출도 다녀온 쑤닝